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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본 전 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은 한국영화에 새롭게 눈을 떴다. <기생충>은 앞서 오스카상을 받은 <벤허> <타이타닉> <대부> <양들의 침묵> <마지막 황제> <아마데우스> <레인맨> 등과 함께 세계영화사에 기록될 것이다.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영화는 세계영화의 무대에 진입했다.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한국인이라고 주눅들 필요가 없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가장 구체적인 게 가장 보편적일 수 있다. ‘토종 감독’ 봉준호와 ‘순수 한국영화’ <기생충>은 이를 입증해 보였다. 제2, 제3의 봉준호가 나와야 한다. 지난해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는 올해 두번째 100년의 역사를 시작한다. 그 시작점에 <기생충>이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불구속 기소는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주재로 열린 대검 반부패부 회의에서 결정됐다. 심 검사장은 당시 “민정수석의 정무적 판단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수사팀 등이 반박했고 윤 총장은 “수사팀 의견이 맞다”고 결론내렸다. 주요 범죄 피의자에 대한 처리를 놓고 검찰총장과 수사 관계자들이 논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합당한 법적 책임을 묻는 작업이고, 법에 따른 처리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이런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 제시는 권장할 일이다. 이 때문에 검찰 판단을 공격하는 ‘레드팀’을 만들어 의견을 개진토록 하기도 한다. 그런데 특정인의 견해가 공개되면 자유롭게 의견 내기를 주저하게 되고, 공정한 수사결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이번 파병이 중동 현지의 교민과 기업의 안전, 한·미동맹 및 이란과의 관계 등을 두루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에 공감이 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호르무즈해협은 국내 수입 원유의 70% 이상이 통과하는, 한국에도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역이다. 이곳에서의 항행 안전이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위협받는 만큼 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사시 2만5000명에 이르는 중동지역의 교민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복안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궁여지책으로 파병을 결정한 것이라고 몰아갈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일본이 정상외교에 나선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지금 상황에선 소리나지 않게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일 수도 있다. 다만 어떤 방식이건 최근의 중동 긴장이 한·이란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톨게이트 수납원 문제는 외주화와 비정규직,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 등이 얽힌 난제 가운데 하나다. 물론 무인요금수납 시스템 도입 같은 자동화 추세를 외면할 수 없다. 노사가 힘을 합쳐도 쉽지 않을 문제이지만, 정부와 도공은 ‘효율’을 내세우며 ‘노동’을 배제시켰다. 업무의 외주화, 수납원의 비정규직화, 자회사 설립 등에서 노동자의 요구와 주장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강래 도공 사장은 4개월째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을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대법원에 이은 김천지원의 판결은 톨게이트 수납원을 직접고용하라는 정언명령이자 정부의 ‘노동배제’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 5년이 지났지만 핵심 진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꾸려진 1기 특조위는 ‘세금도둑’이란 막말 등 정부·여당의 공공연한 흔들기로 조사 기간 내내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여론 비판이 일면서 세월호참사특조위와 가습기살균제국정조사특위의 미진했던 점을 해외사이트 보완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법’이 2017년 말 통과됐고, 이에 따라 지난해 2기 특조위가 꾸려졌다.


일본은 2015년 7월 하시마(군함도) 탄광 등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한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 23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세계유산에 포함된 야하타제철소, 미이케 탄광, 하시마 탄광은 조선 노동자들의 한이 서린 곳이다. 일본은 일부 시설에서 한국인 등이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한 점을 인정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17년 12월 제출한 첫 이행경과보고서에서 일본은 ‘강제(forced)’라는 표현 없이 “2차 세계대전 때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일본 산업을 지원(support)한 많은 수의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고 했을 뿐이다. 정보센터도 나가사키현 현지가 아니라 1000㎞ 넘게 떨어진 도쿄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보고서도 2년 전과 다를 게 없었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북한에 만나자고 공개 제의했다. 그는 이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뒤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 말하겠다”며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와 어떻게 접촉할지를 알고 있다”고 했다. 카운터파트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지난 주말을 계기로 우한 폐렴 환자가 급증했다. 폐렴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만 주말 새 136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19일 현재 누적 환자가 198명으로 늘었다. 중국 전체의 우한 폐렴 환자는 200명을 넘어섰다. 베이징과 광둥성 선전에서 확진 환자가 확인됐고, 저장성에서만 여러 명의 의심 환자가 나왔다. 현재 사망자는 3명이지만, 위중한 환자가 여럿 있어 더 늘어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이후’ 검찰개혁 동력 저하를 우려해 법무부로부터 개혁 방안을 직접 보고받고 챙겨왔다. 앞으로는 추 내정자를 통해 권력기관 개혁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법안은 추 내정자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기 전에 처리 여부가 결정날 수 있다. 추 내정자는 초유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에 따른 각종 갈등과 이해를 조율하면서 권력기관 개혁의 대미를 장식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된다. 아울러 직접 수사부서 축소, 중요 수사에 대한 검찰총장의 장관 보고 등 남아 있는 제도 개편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특히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한 고강도 수사를 벌이는 비상한 시기에, 긴장관계와 파열을 조정하며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리더십도 요청된다. 검찰에 대한 감찰권과 인사권의 ‘적절한’ 행사도 검찰권력의 제도적 통제를 위해 필요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공직 사퇴 시한 하루 전인 15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박수현·김의겸 전 대변인 등 문재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3명이 모두 한 선거에 나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됐다. 고 전 대변인 후임자는 아직 찾지도 못한 상태다.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과 주형철 전 경제보좌관 등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난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만 해도 25명에 이른다. 윤 전 실장 사퇴 이후 국정기획상황실은 기획과 국정상황 업무로 나뉘고 명칭도 국정상황실로 바뀌었다. 그간 총선용 교체인사만 8차례나 있었다. 첫 기업인 출신 경제보좌관으로 홍보했던 주 보좌관의 재임 기간은 불과 10개월이다. “이럴 거면 경제보좌관을 뭐하러 두나”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항간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에 반대하는 검찰이 한국당 의원들을 비호하며 검찰개혁 저지에 한통속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사실로 믿고 싶지 않다. 검찰도 이런 의심을 받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울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법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퀄컴에 부과된 과징금은 사상 최대 규모다. SEP 특허권을 무기로 횡포를 부린 글로벌기업에 대한 시정명령도 세계 최초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매우 크다. 불공정한 거래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기업은 국내기업이든 글로벌기업이든 예외 없이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경고다. 공정위 조치가 확정되려면 대법원까지 갈 것 같다. 퀄컴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내세워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의 정교한 후속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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